출금 글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꺼내겠습니다. 5만 달러를 빼는 데 만 원이 들었고, 그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데 수십만 원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그 수십만 원이 어디서 새는지, 왜 새는지, 어떻게 막는지를 계산으로 보여드립니다. 특정 은행을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어디서 환전하든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남기는 글입니다.
환전 비용은 스프레드 × (1 − 우대율)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은행은 살 때와 팔 때 우대율을 다르게 매기고, 우대율 아래에 깔린 기준환율 자체를 다르게 고시하기도 합니다. 우대율 숫자 하나만 보면 틀립니다.
35만 원은 여기서 샜습니다
제 실제 건입니다. 우리은행 외화계좌로 받은 달러를 그 자리에서 원화로 바꿨습니다. 적용된 우대율이 50%였습니다.
계산해 보겠습니다. 은행이 달러를 사고팔 때 매매기준율 위아래로 붙이는 차이, 즉 스프레드가 대략 1%입니다. 우대 50%면 그 절반인 0.5%를 내는 셈입니다.
| 항목 | 값 |
|---|---|
| 환전 금액 | USD 50,000 |
| 매매기준율(가정) | 1,400원 |
| 스프레드 | 약 1% = 14원/달러 |
| 우대 50% 적용 후 실부담 | 7원/달러 |
| 환전 비용 | 약 350,000원 |
출금 수수료 11.63달러와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꺼내는 데 만 원, 바꾸는 데 35만 원. 30배 차이입니다.
살 때는 90%, 팔 때는 50%였습니다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우리은행 앱에서 원화로 달러를 살 때는 우대율이 90%였습니다. 그런데 달러를 팔 때는 50%였습니다. 같은 은행, 같은 고객, 같은 통화인데 방향에 따라 우대가 갈립니다.
우리은행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카카오뱅크 외화통장은 공식 화면에 “살 때 100% 우대 / 팔 때 70% 우대”라고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이유는 경쟁입니다. 달러를 사려는 손님은 우대가 낮으면 다른 은행으로 갑니다. 그래서 은행들이 살 때 우대를 퍼줍니다. 그런데 이미 내 외화계좌에 들어와 있는 달러는 그 은행에서 바꾸는 것이 제일 편합니다. 아쉬울 것이 없으니 우대를 덜 줍니다.
들어올 때는 환영받고, 나갈 때는 뜯깁니다. 그리고 해외주식 투자자에게 정말 큰돈이 움직이는 순간은 팔아서 원화로 되돌릴 때입니다.
증권사는 방향을 가리지 않습니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우대를 “스프레드에 대한 할인율”로 매깁니다. 스프레드는 매매기준율 위아래로 대칭이라, 할인도 살 때와 팔 때 똑같이 걸립니다.
삼성증권 안내를 보면 “미국달러 95% 우대 = 매매기준율 ± 스프레드 0.05%”라고 되어 있고, 매수와 매도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같은 식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로가 성립합니다.
- IBKR에서 은행 외화계좌로 출금합니다. (출금 글 그대로)
- 외화계좌의 달러를 증권사 외화계좌로 이체합니다. 국내 은행 간 외화이체라 건당 5,000원 정액입니다.
- 증권사에서 원화로 환전합니다. 우대율이 살 때와 같습니다.
5만 달러로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 경로 | 우대율 | 환전 비용 | 부대 수수료 | 합계 |
|---|---|---|---|---|
| 은행 외화계좌에서 바로 | 50% | 350,000 | 0 | 350,000원 |
| 증권사로 옮겨서 | 95% | 35,000 | 5,000 | 40,000원 |
차이가 31만 원입니다. 옮기는 수수료 5,000원은 그 앞에서 반올림 오차입니다.
다만 소액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500달러를 옮기면 스프레드가 7,000원인데 이체 수수료 5,000원이 그 71%를 먹습니다. 대략 2,000달러 위부터 옮기는 것이 의미가 있고, 그 아래면 그냥 은행에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증권사 우대율은 대부분 이벤트입니다. 신규 고객 한정이거나 기간이 정해져 있고,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떤 증권사 약관에는 “환차익 목적의 반복적인 환전으로 판단될 경우 혜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문구도 있습니다. 환전 전에 그때의 조건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우대율보다 먼저 볼 것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우대율 이야기였다면, 지금부터가 대부분의 비교 글이 빠뜨리는 부분입니다.
우대율은 매매기준율에서 얼마나 깎아주느냐입니다. 그런데 그 매매기준율을 누가 정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시장 기준값은 서울외국환중개가 고시하지만, 은행은 거기에 “리스크 및 업무처리비용을 반영하여” 자체 기준율을 다시 고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벌어집니다. 한 시점의 원/100엔 환율이 서울외국환중개는 912.04원, 하나은행 고시는 919.90원이었던 기록이 있습니다. 0.86% 차이입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큰지 보십시오. 우대 95%가 아끼는 것이 스프레드의 0.95%입니다. 기준율이 0.86% 밀려 있으면 그 우대를 통째로 날린 것과 같습니다. 우대 100%를 받아도 기준율이 나쁘면 손해입니다.
그래서 환전 직전에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내 은행이 지금 보여주는 기준율과, 서울외국환중개 매매기준율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입니다. 서울외국환중개 값은 검색으로 바로 나옵니다. 둘이 거의 같으면 우대율만 따지면 되고, 벌어져 있으면 우대율이 아무리 높아도 다시 생각하셔야 합니다.
피해야 할 함정 세 가지
조사하면서 확인한 것 중 특히 조심하실 것을 모았습니다.
하나. 원화계좌로 바로 받지 마십시오. IBKR 출금을 외화계좌가 아니라 원화계좌로 지정하면, 도착 시점의 전신환매입율이 우대 없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 공식 안내가 똑같이 그렇게 적고 있습니다. 5만 달러면 70만 원입니다. 수수료 0원짜리 경로가 총비용 1위가 되는 역전이 여기서 납니다.
둘. “환전 100%”라고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 인터넷은행 외화통장은 살 때 팔 때 모두 100% 우대를 내걸지만, 밖에서 들어오는 달러를 받지 못합니다. 해외 SWIFT 수취도, 국내 다른 은행 외화계좌에서의 이체도 안 됩니다. IBKR 출금분을 거기로 넣을 방법 자체가 없으니 경로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셋. 우대율은 시간을 탑니다. Part.3에서 봤듯 은행 앱은 영업시간이 지나면 우대율이 절반으로 내려갑니다. 팔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급하지 않다면 평일 낮에 하십시오.
환전 전에 볼 것, 순서대로
- 기준환율부터 확인합니다. 내 은행 고시 기준율과 서울외국환중개 값이 얼마나 다른지.
- 팔 때 우대율을 봅니다. 살 때가 아닙니다. 대개 훨씬 낮습니다.
- 금액이 크면 증권사 경로를 계산합니다. 이체 5,000원을 넣어도 남는지. 대략 2,000달러가 분기점입니다.
- 평일 영업시간에 합니다. 우대율이 시간에 따라 반토막 납니다.
우대율은 깎아주는 비율일 뿐입니다. 무엇에서 깎느냐를 먼저 보십시오.
이 글의 우대율·수수료는 2026년 8월 기준이며, 이벤트 조건과 은행 정책에 따라 수시로 바뀝니다. 특정 금융사를 추천하지 않으며, 계산은 매매기준율 1,400원·스프레드 1% 가정입니다. 실제 값은 환전 시점에 본인 화면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한국 거주자가 해외 증권사를 직접 이용하는 방식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84조(일반투자자는 투자중개업자를 통해 외화증권을 매매)와 실무 관행이 엇갈리는 회색지대입니다. 실제 이용 전 거래 은행 외환 창구나 세무·법률 전문가에게 개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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