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를 열고, 돈을 넣고, 첫 주식을 샀다면 IBKR을 국내 증권사처럼 쓰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계좌에는 국내 앱에는 없는 버튼이 꽤 많이 달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몰랐습니다. 어느 날 매도 버튼을 눌렀는데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이 팔리는 것을 보고, 계좌에 그냥 넣어둔 달러에 이자가 붙는 것을 보고, 국내 증권사가 우물 안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글은 그 버튼들의 지도입니다. 하나하나 깊이 들어가는 글은 뒤에 따로 쓰고, 여기서는 무엇이 있고 국내와 무엇이 다른지를 한눈에 훑습니다.
차이의 뿌리는 하나입니다. 국내는 상품마다 계좌를 따로 만들고 약정을 따로 하는 구조이고, IBKR은 계좌 하나에 권한을 체크박스로 켜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안 되는” 것 대부분이 IBKR에서는 “아직 안 켠” 것입니다.
국내는 계좌를 만들고, IBKR은 체크박스를 켭니다
먼저 구조부터 봐야 나머지가 이해됩니다. Settings → Account Settings → Trading Permissions에 들어가면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화면: Trade Worldwide — Stocks · Bonds · Warrants · Options · Index Options · Futures · Futures Options · Single Stock Futures · CFDs · Mutual Funds · Currency/Forex · Metals · Leveraged ETPs · Cryptocurrencies · Prediction Markets)
열다섯 칸이 있고, 각 칸에 Request 또는 Edit 버튼이 붙어 있습니다. 화면 상단 문구가 이 화면의 성격을 말해 줍니다.
“자산군은 계좌가 그 상품을 거래할 자격이 있을 때만 표시됩니다. 아래에 없는 자산군은 이 계좌로 권한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즉 이 화면에 뜬 것이 내 계좌로 열 수 있는 전부입니다. 제 계좌(한국 거주자)에는 열다섯 칸이 다 떴습니다. 채권도, 옵션도, 선물도, 금속도, 암호화폐도, 예측시장도 다 있습니다.
국내를 떠올려 보십시오. 해외주식 계좌, 해외선물 계좌, 채권은 또 따로, 각각 약정서와 교육과 예탁금. IBKR은 계좌 하나에서 버튼을 누르고 재무정보 몇 줄 갱신하면 대개 하루 안에 열립니다.
마진 계좌가 “가장 흔한” 계좌입니다
같은 설정 메뉴에 Account Type이 있습니다. 세 칸이 나옵니다. Cash, Margin (Most Common), Portfolio Margin.
국내 상식으로는 신용거래가 특수한 것인데, IBKR은 마진 계좌를 “가장 흔한 것”이라고 써 놓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습니다. 공매도, 옵션 매도, 주식대여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전부 마진 계좌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Cash와 Margin 사이는 버튼 하나로 오갑니다. 별도 서류가 없습니다. Portfolio Margin으로 올라가려면 순자산 110,000달러 이상과 옵션 거래 승인이 필요하다고 화면에 적혀 있습니다.
마진 계좌라고 해서 빚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금 안에서만 거래하면 이자가 붙을 일이 없습니다. 다만 실수로 잔고를 넘겨 매수하면 그때부터 이자가 붙습니다. 이 점은 알고 쓰셔야 합니다.
국내와 가장 크게 갈리는 다섯 가지
이 방에서 앞으로 하나씩 다룰 것들입니다. 순서는 국내와 차이가 큰 것부터입니다.
| 국내 증권사 | IBKR | |
|---|---|---|
| 공매도 | 2025년 3월 재개. 사전교육 + 모의거래 + 한도 단계 + 빌릴 물량이 자주 없음 | 마진 계좌면 매도 버튼. 빌릴 수 있는 종목과 이자율을 실시간으로 보여줌 |
| 주식대여 | 있음(키움·한투·미래 등). 수익 배분 비율은 대개 미공시 | 대여료의 50%를 나눈다고 명시. 자동, 대여 중에도 매도 가능 |
| 현금 이자 | 예탁금 이용료 0.15~1%대. 3%대는 RP를 따로 사야 | 1만 달러 초과분에 연 3%대 자동. 상품 매수 없음 |
| 다통화 | 원화 예수금으로 주문 → 결제일 자동환전(가환전 → 정산) | 28개 통화를 그대로 보유. 환전은 은행 간 호가에 0.002% |
| 채권 | 증권사가 장외에서 “파는” 종목만. 비용은 스프레드 안에 | 수십만 종을 호가창에서 골라 매수. 미국채 수수료 0.002% |
표를 보시면 국내에 “없는” 것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공매도도 있고 주식대여도 있고 이자도 줍니다. 다른 것은 문턱과 투명성입니다. 얼마를 나누는지, 빌릴 수 있는지, 이자가 몇 %인지를 IBKR은 화면에 숫자로 보여주고, 국내는 대개 안 보여줍니다.
그 밖에 눈에 띄는 것들
위 다섯 가지 외에도 처음 쓰면 낯선 것들이 있습니다.
소수점 매수와 정기 매수. 24,000여 종목을 0.01달러 단위로 실시간 체결하고, 일·주·월 단위 자동 매수를 걸어둘 수 있습니다. 국내 소수점은 신탁 구조라 주문을 모아 하루 한 번 처리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주문 유형. 국내 해외주식은 지정가·시장가에 예약주문 정도인데(그마저 시장가 매수가 안 되는 곳이 흔합니다), IBKR은 브래킷·트레일링·알고 주문까지 60종이 넘습니다.
글로벌 시장. 한 계좌로 40개국 170여 시장에 접근합니다. 국내는 온라인 3~10개국이고 나머지는 전화 주문입니다. 유럽·호주·캐나다는 “취급은 하되 전화로만”이 대부분입니다.
옵션·선물. IBKR 쪽에서는 권한만 켜면 열립니다. 다만 이건 국내법과 부딪히는 지점이 있어, 이 방에서는 소개까지만 하고 실행을 권하지 않습니다.
국내가 나은 것도 있습니다
공정하게 반대편도 적겠습니다.
세금. 국내 증권사는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를 무료로 대행해 주는 곳이 열 곳입니다. IBKR은 없습니다. 이듬해 5월에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이자·배당도 마찬가지로 금액과 무관하게 종합소득세 자진신고 대상입니다.
원화. 국내는 원화 예수금으로 바로 주문됩니다. IBKR은 원화를 받지 않아 은행 송금과 환전이 한 번 끼고, 그 비용이 이 시리즈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한국어. 24시간 한국어 데스크는 국내에만 있습니다. IBKR 한국어 화면은 번역이 절반입니다.
없는 시장.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은 IBKR에 없고 국내 증권사에는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주식은 IBKR에서 못 삽니다. IBKR이 2026년 5월 KRX 거래를 열었지만 한국 거주자는 제외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방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 공매도 — 국내가 왜 어려운지, IBKR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위험 세 가지
- 갖고만 있어도 붙는 두 가지 — 주식대여와 현금 이자, 국내와 정확히 무엇이 다른가
- 다통화 계좌 — 환전을 IBKR 안에서 하면 비용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 한국 거주자가 못 하는 것 — IBKR 쪽 제한과 국내법 쪽 논점, 세금까지
하나씩 실제 화면으로 따라가겠습니다.
국내에 없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다른 것은 문턱과 숫자입니다.
이 글의 화면은 제 계좌(한국 거주자, IBKR LLC, 마진 계좌) 기준이며, 계좌 유형과 승인 상태에 따라 보이는 항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수수료·이자율은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이 글은 기능을 소개할 뿐 특정 거래를 권하지 않습니다. 옵션·선물·CFD 등 파생상품과 관련해서는 한국 거주자가 해외 증권사를 직접 이용하는 것이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84조와 실무 관행이 엇갈리는 회색지대임을 유의하시고, 실제 이용 전 세무·법률 전문가에게 개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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