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R에서 수취 정보를 받아왔다면 이제 마지막 구간입니다. 은행 앱을 열고 그 값을 옮겨 적어 실제로 돈을 보냅니다.
이 글의 화면은 전부 제가 쓰는 우리은행 앱입니다. 다른 은행은 화면과 메뉴 이름이 다르지만, 입력하는 내용 자체는 같으니 구조를 봐 두시면 어디서든 통합니다.
이 구간의 함정은 세 곳입니다. 엉뚱한 메뉴를 고르거나, 받는 사람 칸에 내 이름을 쓰거나, 마지막에 뜨는 낯선 확인 창에서 멈추는 것. 셋 다 미리 알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해외송금 메뉴가 셋인데, 쓰는 것은 하나입니다
우리은행 앱에서 해외송금을 열면 보내는 방법이 세 가지 나옵니다.

맨 위의 알뜰해외송금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름부터 저렴해 보이고, 미국으로 보낼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IBKR 송금은 여기서 되지 않습니다. 저도 여러 번 시도했는데, 계좌번호가 끝까지 입력되지 않았습니다. IBKR 계좌번호는 17자리인데 이 메뉴의 입력칸은 그보다 짧았습니다. 화면은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니, 여기서 시간을 버리지 마십시오.
다른 은행의 간편·빠른·알뜰류 송금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애초에 가족 생활비처럼 개인에게 이름만으로 보내는 용도로 설계된 상품이라, 법인 수취인과 긴 계좌번호가 필요한 증권사 송금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제가 12번 모두 성공한 메뉴는 WON해외송금입니다.
송금 목적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들어가면 국가와 금액, 그리고 송금 목적을 묻습니다.

고르실 것은 거주자(외국인 제외)의 무증빙 해외송금입니다. 제 12번의 송금이 전부 이 항목이었습니다.
나머지 항목은 유학생·체재자·이주비처럼 증빙서류를 은행에 내야 하는 송금입니다.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서류 절차가 통째로 달라지니, 다른 것을 고르면 진행이 안 되거나 영업점으로 안내됩니다.
국가는 미국, 통화는 USD를 고르고 금액을 넣으면 됩니다. 중계수수료 부담은 보내는 분 부담을 골랐습니다. 그래야 IBKR에 신청한 금액이 한 푼도 깎이지 않고 그대로 도착합니다. 받는 분 부담으로 하면 도착 금액이 줄어 입금 확인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받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IBKR입니다
다음은 받는 분 정보입니다. 지난 글에서 받아온 수취 정보를 여기서부터 옮겨 적습니다.

영문이름 칸에 INTERACTIVE BROKERS LLC를 넣습니다. 내 계좌로 보내는 돈인데 받는 사람이 회사 이름인 것이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받는 계좌의 주인이 실제로 IBKR이라는 회사이기 때문에, 여기에 내 이름을 쓰면 예금주 불일치로 돈이 돌아옵니다.
주소도 IBKR이 알려준 그대로 넣습니다. 미국 송금은 주소가 부정확하면 지연되거나 반환될 수 있다고 은행 약관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은행 정보는 세 칸입니다
받는 분의 은행 정보는 세 칸을 채웁니다. 전부 지난 글의 수취 정보 화면에 있던 값입니다.

| IBKR 화면 | 우리은행 앱 |
|---|---|
| SWIFT/BIC Code | SWIFT CODE |
| Virtual Account Number | 수취계좌 |
| ABA Routing Number | Routing No |
수취계좌 칸에 넣는 것이 바로 그 17자리 가상계좌번호입니다. 이 번호 안에 내 IBKR 계좌번호가 박혀 있어서, 이것만 정확하면 돈이 내 계좌를 찾아갑니다.
옮겨 적을 때는 손으로 치지 마시고 IBKR 화면의 복사 버튼을 쓰십시오. 한 글자 차이로 돈이 돌아오면 수수료는 돌려받지 못합니다.
적요란에는 참조번호를 넣습니다
받는 분 정보의 마지막에 추가 이체정보(DETAILS OF PAYMENT)라는 칸이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내 이름은 적요란으로 간다”고 했던 그 자리가 여기입니다.

이 칸에는 IBKR이 IMPORTANT!라고 강조했던 Payment Reference, 즉 U로 시작하는 본인 계좌번호와 영문 이름을 넣는 것이 원칙입니다. 직접입력 탭을 누르면 적을 수 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이 칸에 INVESTMENT라고만 적어 왔습니다. 그래도 12번 모두 문제없이 들어갔는데, 앞서 본 가상계좌번호에 제 계좌 정보가 이미 들어 있어서 그것만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것은 결과가 좋았을 뿐입니다. IBKR이 공식으로 요구하는 값은 Payment Reference이니 그대로 넣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넣는 데 10초가 더 들 뿐이고, 문제가 생겼을 때 돈을 찾아주는 단서가 됩니다.
마지막에 겁나는 창이 하나 뜹니다
정보를 다 넣고 나면 낯선 확인 창이 나타납니다. 처음 보면 뭔가 잘못한 줄 알고 멈추게 되는 화면입니다.

읽어보면 FX 마진거래를 위한 송금은 막힌다는 내용입니다. FX 마진거래는 환율 등락에 돈을 거는 외환 증거금 거래로, 해외 업자에게 직접 송금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것은 주식을 사고파는 증권 계좌 입금이라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송금은 FX 마진거래가 아님을 확인합니다”에 체크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명세서에서 볼 곳은 두 줄입니다
마지막 확인 화면에 비용 명세가 나옵니다. 제 화면은 이랬습니다.

볼 곳은 두 줄입니다. 먼저 수수료. 송금수수료와 전신료는 면제였고, 실제로 낸 것은 중계수수료 USD 18이 전부였습니다. 은행 약관의 통화별 수수료표에 있는 그 금액입니다.
다음이 적용환율입니다. 환율 옆 괄호의 우대율이 그날의 환전 비용을 정하는데, 이 우대율이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 화면은 공휴일이라 50%가 적용됐고, 평일 영업시간에 보낼 때는 제 계좌 기준 90%였습니다. 같은 5천 달러라도 언제 보내느냐로 몇만 원이 갈립니다.
한도와 우대율은 시간을 탑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몇 번 스친 시간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우리은행 약관에 무증빙 송금의 건당 한도가 표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 신청 시간 | 건당 한도 |
|---|---|
| 평일 09:00 ~ 16:00 | USD 10,000 |
| 평일 16:00 이후 · 주말 · 공휴일 | USD 5,000 |
주말에 보내려다 5천 달러에서 막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서류를 확인해 줄 사람이 없는 시간에는 서류가 붙기 시작하는 선 안쪽으로 한도를 내리는 구조입니다. 우대율이 함께 내려가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 밖의 울타리도 약관에 있습니다. 무증빙 송금은 하루 1만 달러, 연간 10만 달러까지이고, 같은 수취계좌로는 하루 2회, 한 달 5회까지만 보낼 수 있습니다. 이를 넘겨야 한다면 영업점으로 가야 합니다.
보내고 나면 은행 영업시간 안에는 당일 발송되고, 이후에는 다음 영업일에 나갑니다. 그리고 첫 송금이라면 은행에서 확인 전화가 올 수 있습니다. 사실대로 답하면 됩니다.
메뉴 하나, 이름 한 줄, 체크 한 번. 알고 나면 세 함정 모두 3초짜리입니다.
이 글의 화면과 수수료·우대율·한도는 제가 이용하는 우리은행 기준이며, 은행과 고객 등급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한국 거주자가 해외 증권사를 직접 이용하는 방식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84조(일반투자자는 투자중개업자를 통해 외화증권을 매매)와 실무 관행이 엇갈리는 회색지대입니다. 실제 이용 전 거래 은행 외환 창구나 세무·법률 전문가에게 개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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